‥─‥맛의행복

행복의 전도사

지오5 2008. 9. 2. 10:23

 

 

행복의 전도사


요리를 잘하는 사람들은 무언가 특별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대외적으로 내세우는 것이 아닌 자기만의 만족감이다.

그러나 이것은 장인들이 경지에 오르면 나오는

만족도와는 조금 다른 자신감이다.

평생 동안 요리하면서 배어진 즐거움이 바탕에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음식의 재료들은 생명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재료들을 다듬고 가공 하는 과정에서

그 생명의 흔적과 반복적인 교감을 갖는다.

식물이 자라는 것을 보면서 만족감을 갖는

것보다는 덜하지만 생명력의 여운이

남아있는 식재료들과의 어울림은 부정적인

감정을 만들지 않는다.

 

하루 종일 음식을 만들면서 참으로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보고 지내는 사람들이다.

만들어진 요리를 먹으면서 발산되는 기쁨은

몸 전체를 통해서 은근히 울려 퍼지게 되는데

음식을 만든 사람 쪽으로 가서 우선적으로 반응한다.

 어머님이 차려주신 밥을 맛있게 먹노라면 옆에서

보시기만 하면서도 즐거워하시는 그러한 느낌이며,

자선활동을 하게 되면 받는 자의 감사함이 주는 자에게

돌아와 감복이 쌓이는 것 같은 그 느낌이다.

그러한 느낌은 만든 사람의 내면 깊숙이까지

반응을 일으키면서 잠재적인 순수함이 넓혀진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은 요리사이기 전에 행복을

전달해 주는 전도사이다.

음식에 담긴 무언의 감복을 전달해 주는 사람이다.

 

음식은 준비된 재료와 만든 사람이 함께 어우러지는

 교감 외에는 어떤 것도 가미되지 않는다.

꾸며진 말이 섞이지 않는다.

자랑하고 싶은 말을 함과 동시에 교감으로

얻어진 순수함이 격하되는 것을 원치 않아서이다.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은 어떠한 직업보다도 자기 감복이 크다.

생명이 깃들었던 식재료를 선별하고 다듬고 조리하고

세팅하면서 하나의 새로운 살아 있는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행복을 맛으로 전하는 기쁨의 전도사로서의 자신감을 갖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

 주방에서 만들어지는 사랑의 투명한 씨앗은 

남들이 모르는 만족과 희열로 싹을 틔우게 된다.

 

하루하루가 힘든 주방에서의 생활이 육체적인

통증을 일으키겠지만 맛있게 먹으면서 쏟아져

나오는 감복의 희열로 만족한 즐거움을 맛보곤 한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그들의 사고관은 있는

그대로를 직시하길 좋아하고 넓혀진 감각의

능력들로 새로운 감정들을 경험하게 되고 내면에서

쌓여진 순수함의 미소도 계속적으로 쌓여만 간다.